4월 19일 목요일
경북 상주에 특강이 있어서 봄나들이를 하고 왔다. 기사와 차량까지 제공해 주어서 여유롭게 차창 밖을 감상할 수 있는 복을 누렸다.
육칠월의 짙은 녹음과는 또다른 우리 산과 들의 여린 속살이 얼마나 예쁘고 고운지 내내 취해서 조금은 또 흥분된 마음으로 행복하기만 했다.
언젠간 수도권을 떠나서 한 번 살아보는 게 소망인 것도 전국을 다니며 강의를 하러 갈 때마다 "서울, 서울" 할 이유가 없음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맑은 공기와 여유로운 일상에 경제적인 형편도 서울 사람 못지 않은 이들은 비싼 집값과 안 좋은 공기에 왕복 두세 시간을 시달리며 출퇴근해야 하는 도시 생활을 보며 "서울 사람들, 왜 저러고 살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 교육이나 문화예술의 혜택을 얘기하지만 그것 또한 많은 부분이 허구가 아닐까? 수없이 많은 자녀 교육 문제 또한 지나치게 경쟁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물론 서울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사람, 서울을 떠나기 싫은 사람까지 지방으로 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끊임없이 지방 생활을 꿈꾸면서도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결정을 못 내리는 것은 결국 자신이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상주 명예 시민증과 홍보대사 위촉장까지 받았으니 언제, 아내와 함께 상주를 다시 한 번 들려야겠다. 거주지에 관한 최종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아내의 마음을 조금 돌려보자는 심산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