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통~해야
행복하다
자녀와의 대화, 그리고 진정한 소통
부모와 자녀 간에 왜 대화가 잘 안 될까? 대화를 가로막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부모가 생각하는 대화와 자녀들이 생각하는 대화가 다르기 때문에 소통이 안 되는 가족도 많다. 부모는 화를 내거나 때리지 않고,
조곤조곤 타이르고 가르치며 충고를 해 주는 것이 대화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녀들에겐 지루한 설교나 간섭이고 잔소리일
뿐이다.
귀 기울이고 진심으로
경청하자
무엇보다
일단 자녀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진심으로 경청해 주자. 말도 못하는 갓난아기와 엄마가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지를 잘 살펴보자. 모든 신경을 아기에게 쏟으며 진정한 관심과 사랑으로 엄마가 듣고 반응해 주기 때문에 아기가 배가 고파서
우는지, 기저귀가 젖어 우는지 졸려서 칭얼대는지를 금방 알아차린다. 그러나 대화를 무척 많이 한다고 하지만 전혀 소통은 되지 않고 오해와 불신만
키우는 가족도 많다. 그러나 자녀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는 경청이라고 할 수 없다.
자녀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단한 인내심과 고도의 집중력. 그리고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이 없이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값진 기술이자 태도가 경청이다. 내가
먼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녀들의 감정과 생각에 공감하려고 다가가야 진정한 경청이 시작된다. 충고하고 가르쳐 주고 싶은 욕구, 무엇이 틀렸는지
성급하게 지적해 주고 싶은 욕심,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싶은 마음,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은 욕구 등을 내려놓아야 한다. 자칫 화를 참지 못하고
자녀들의 얘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화를 내거나 때리기라도 하면 대화의 문은 닫히고 만다. 부모들은 교육적인 체벌이라고 생각하지만 자녀들에게
일방적으로 화풀이하는 경우도 많다.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수용하고
공감해주자
경청을 한 다음에는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수용하고 공감해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녀들의 얘기를 수용하고 공감해 주라고 해서 모든 것에 동의하거나 자녀가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주라는 뜻은 아니다. ‘수용’과 ‘무조건적인
허용’은 다르기 때문이다. 부모가 나의 얘기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 준다고 느낄 때 자녀들의 마음엔 비로소 부모의 조언이나 충고를 받아들일
공간이 생긴다. 자녀들이 흥분하고 화가 나있는 상태에서는 부모가 아무리 옳은 얘기를 해도 거부하고 반항하기 때문에 부모 자식 간의 관계만
나빠진다.
자녀와
부드럽게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발달 단계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특히 사춘기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사춘기의 특성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부모로부터 벗어나려는 사춘기의 자연스러운 몸부림을 부모에 대한 반항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갈등과 불화에
휩싸이게 된다. 그 때에는 조용히 참고 믿고 기다리면서 자녀가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진정한 사랑과 관심으로 어루만져 줄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하거나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 그 때에는 내 자식이 아니라 성인 대 성인으로서 자녀를 존중해 주고 서로
예의를 지켜야 한다. 성인이 다 된 자식을 여전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처럼 다루거나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면 반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자녀들에게 알아듣기 쉽고 부드럽게 표현하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부모가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위해 이렇게 강조하는지를
설득하면서 이 사안에 대해서 최종적인 결정권을 누가 갖는 것이 옳은지 자문하면서 자녀들에게 자율권을 부여해 줄 필요가 있다.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가며 친밀감을
쌓자
자녀를 있는 그대로, 한 사람의 인격체로 존중해 주고 진심으로 경청하고 공감해 주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나가면서 친밀감을 쌓아나가는 노력 또한 대단히 중요하다. 즐겁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맛있게 가족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보자. 그 때에도 자녀를 자꾸 가르치려고 들거나 지적하거나 너무 무거운 주제로 분위기를 망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로 시작하여 자녀들의 관심사에 대해서 물어 봐 주면 자녀들의 말문이 조금씩 열릴 것이다. 그리고 칭찬과 격려를
반찬으로 하여 웃음이라는 후식으로 가족식사를 마칠 수 있다면 그 가족은 행복하고 건강한 가족임에 틀림없다.
아빠 따로,
엄마 따로, 아이들도 각각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가족 활동을 늘려 보자. 여가 활동에 반드시 모든 가족이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이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다면 대화를 부드럽게 할 수 있는 윤활유를 확보한 셈이다. TV나 영화를 같이 보거나 취미나 운동을
함께 즐기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대화이다. 수시로 주고받는 문자나 이메일, 스킨십도 다양한 대화 방법 중의 하나이다. 마주 보며 말로
하기 어렵거나 쑥스러운 내용도 문자나 쪽지로 전할 수 있고 손잡고 팔짱을 끼거나 등이라도 토닥여 주고 가볍게 포옹이라도 할 수 있다면 말로 전할
수 없는 백 마디, 천 마디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너무
바쁘고 시간이 없어서, 피곤해서 대화하기 어렵다는 얘기는 이제 그만 하자. 도대체 부모가 자녀와의 대화를 위해서 어디까지 참고 인내해야 하느냐고
흥분하지 말자. 세대 차이나 가치관의 차이, 불손한 태도 등 자녀와 대화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자면 한이 없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가
잘 되고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그보다 훨씬 많다. 갈등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대화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는지, 수많은 지혜와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산교육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 내 마음을 이해해 주고 인정해 주고
나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해 준다는 느낌을 받을 때 자녀들은 스스로 변화할 준비를 한다. 대화와 진정한 소통은 행복한 가족의 필수 조건이며
자녀들의 행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리고 자녀들이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지 반드시 배워야 할 필수 과목이 대화요, 평생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이고 자산이다.
[출처]
한국수력원자력(주) 사보 5월호 수차와 원자로 [필자] 강학중(가정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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